겸재 정선 그림과 장회운 시

겸재 ‘옥동척강도

빗자루

- 장회운

이른 새벽,
평생을 빗자루 하나로 

나의 삶을 쓸면서 살아 왔다.
그 빗자루는 어느덧 친구가 되었고
별을 세던 꼬마는  반백이 되었다.

이제 내 나이 예순여섯
55년도에 태어나서 올해 66세의 나이에 

한 인생을 정리하는 글을 쓰려고 하니,
주마등처럼 지나간 시간들이 회한이 든다.

늘 했던 말들이지만 

어머님의 한이 서린 인생, 
그리고 그 시대의 어쩔수 없는 가난함,
그 역경들이 
철부지 소년을 일찍 깨어나게 했고, 
고난의 역경들은 
지금의 내 삶을 지혜로 만들면서 
행복을 여는 씨앗이  되었다.

또 일찍 돌아가셔야 했던 

아버지의 시신을 보면서, 
결국 죽음이 
인생의 마무리란 생각으로 
삶을 자리 잡았다.

내나이 열살쯤 되었을까~
언제나 아버지는  

어린 나를 옆에 앉혀놓고 
기타줄을 당기면서 
타향살이 노래를 곧잘 부르시곤 했었다.

고향을 그리워 하는 마음
아버진 언제나 삶이 

타향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셨나 
그런 생각을 요즘은 가져본다.

어느덧 이제 내가 다시 그 노래를 부르며 

고향을 그리워 하는 나이가 되었으니 
참 세월이란 빠름을 느낀다

언제부터였을까~
나이를 먹어 간다는것이 

참으로 소중하며 
아름답다고 생각 되었다

고향으로 돌아 갈수 있다는것
그 길이 

내 인생을 성공과 실패로 귀결한다

동구밖 저 멀지 않은곳
언덕만 넘어가면 

난 내고향 그리운 곳으로 돌아간다

삶의 소중함을 알기에 

문득 한줄의 글이라도 
나를 사랑하는 지인들과 자식들에게 
지난날을 고백하며 
떠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삶을 정리해 보려 한다

정답이 없다고 하는 사람
그 장회운이라는 소년은 

언제나 사랑과 정을 목말라 했으니까...

사랑받기 위해서 빗자루를 들어야 했고
사랑받기 위해
몸부림치던 사람

이제는 양평에 나무를 심으면서 나의 지인과
후손들이 내가 머물던 자리를
그리워하는 꿈을 그린다

바보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