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김순옥 (예술학 박사, 한국미술진흥원 원장)
줄거리
1750년,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 부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원주민 과라니족에게 선교활동을 벌이는 두 선교사의 대립되는 모습을 통해서 기독교의 사랑과 사회적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종교 영화이다. 새로운 영토 분계선에 따라 과라니족의 마을은 포르투갈 식민지로 편입되고, 그에 불응하는 과라니족과 일부 신부들을 설득하려는 추기경이 파견되지만 결과는 포르투갈 군대와 맞서 싸운 과라니족의 전멸로 끝난다.
롤랑 조페 감독, 로버트 드니로(멘도자)와 제레미 아이언스(가브리엘) 주연의 이 영화는 1986년 제39회 칸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을 맡아 그의 절정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션’의 주제 음악으로 ‘On Earth As It Is Heaven’은 ‘미션’의 주제 음악으로 Baruet School합창단의 합창과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Incantation이 토속적이면서도 경건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넘치고 나머지 곡들에서도 전율을 느낄 정도의 아름다움으로 채워져 있다.
이과수 폭포의 색
이과수 폭포의 물은 갈색이다. 원래 갈색이 주는 의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대단히 풍부하고 심오하며 고상한 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해석을 하면 느린 파장을 지닌 무겁고 까다로운 색이어서 활력을 감소시키거나 생명력을 감소시키고, 자연의 죽음과 부패의 뜻을 갖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쏟아지는 이과수 폭포의 갈색은 물의 속도에 의해 활력이 증폭되고 생명력을 일으키며, 자연의 생동과 희망의 이미지를 준다. 같은 색이라도 질감에서 느끼는 차이는 큰 것이지만 속도에서 느끼는 차이는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속도에 의해 갈색의 이미지는 푸른 이미지로 부각되어 전진하는 젊음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심리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과수폭포의 갈색이 신비하게 푸른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푸른색뿐만 아니라 밝은 햇살아래 무지개가 곳곳에 피어 있어서 하얀 물보라와 함께 파스텔톤의 환상적인 색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뿜어내는 거대한 물줄기의 힘찬 기운이 공포를 자아내게 한다. 영화의 줄거리가 낭만적이기 보다는 전쟁과 종교의 시련을 담았기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장대한 이과수폭포가 나약한 인간의 두려움과 죽음을 반영하며, 나아가 영화의 내용을 한층 고조 시킨다. 영화 속에 펼쳐지는 갈색의 이과수 폭포가 시시각각 묘한 색으로 변주되며 화면 가득히 채워져, 보는 이로 하여금 전율에 가까운 충격을 받게 하였다.
피부색
사람들의 피부색은 지금까지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의 세 가지 종류로만 이야기 해왔다. 그러나 영화 ‘미션’에 나오는 과라니족의 피부색은 흑인종보다 밝고 황인종보다 어두운 갈색에 속한다. 그러니까 피부색은 일찍부터 세 가지보다 더 많은 분류와 섬세한 묘사로 논했어야 했다. 피부색의 이미지와 상징은 그 민족의 정서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고유의 색채관이 정립된다. 따라서 그 의미 역시 문화적 배경에 의해 다르게 나타난다. 흑인의 피부색인 검정은 아프리카에서 민족적이며 자유를 상징하고, 중국에서는 권위를 나타내며 공정과 무사함을 표방하는 법관의 의상을 상징하는 반면에 서양에서 법관 의상이 주는 의미는 시민의 권위를 상징하며 평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른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인디오들의 피부색인 갈색 역시 그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친근한 색이며 자연의 색이자 고향의 색이다.
백인이 흑인과 갈색인종을 정복하고 영토를 확장함으로서 피부색은 사상과 이념, 종교의 분쟁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전쟁으로 이어졌다. 요즘 정치, 사회적으로 아무리 ‘색깔공방’을 펼친다 해도 오래전 피부색으로 인한 역사적 ‘색깔공방’보다 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색채 이름은 1967년 일본공업규격을 그대로 번역하여 사용해 왔는데, 크레파스와 물감에 황인종의 피부색인 ‘살색’으로 표기하여 사용하여 오던 것을, 인권위원회에 인종차별이라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변화를 가져 왔다. 헌법 11조 평등권 침해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살색을 연주황으로 고쳤다가 어려운 한자를 쓴다는 이유로 현재는 살구색으로 바뀌어 통용된다. 놀랍게도 살색을 살구색으로 바꾼 것은 아홉 살에서 열한 살의 어린 소녀 여섯 명이라는 사실이다. 피부색을 아직도 세 가지로 논하는 어른들을 보고 이번에는 아홉 살도 되지 않은 어린아이가 따져 물을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