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Kim, tschange-yeul

‌물방울 Oil on Canvas 36x28 inch 1977
김창열, 그는 “물방울”작가이다.

‌글: 신항섭(미술평론가)

그의 작품 “물방울”은 고전적인 리얼리즘일 것 같으나 리얼리즘이 아니고, 하이퍼 리얼리즘일 것 같으나 역시 그도 아니다. 방법적인 면에서 볼 때 그의 물방울은 이제까지의 어떤 화푸와도 다른 독자적인 세계에 들어가 있다. 굳이 말하자면 동양적인 관조주의라고나 할까.
그의 물방울들은 그 하나하나가 자연현상인, 물리적 변화로 생긴 물방울이 아니다. 그것은 관념의 산물이다.
그는 실제로 이 물리적으로 생성된 물방울을 보고 그리는 일도 없거니와, 설령 보고 그린다 하더라도 묘사방법이 사실적인 기법과도 크게 다르다.
우선 재료에 있어서도 밑칠로부터 시작되는 일반적인 캔버스가 아니라 마대, 모래판, 신문지, 판자 등 개별적인 성격으로 보아선 오브제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하는데, 이들 오브제의 맨살을 투시할 수 있도록 직접 그린다.
물론 물방울 자체가 투명체이기 때문에 이들 오브제 성격이 강한 재료들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고 하지만, 리얼리즘으로선 역시 용납되지 않는 표현방법이다. 더구나 방법에 있어서도 형을 뜬 종이와 스프레이를 사용함으로서 붓만으로 그리는 리얼리즘 수법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만 보아도 그의 물방울을 리얼리즘으로 간주할 수 없음이 명백해진다. 따라서 정밀사진과 같은 극사실적인 묘사술이 요구되는 하이퍼 리얼리즘과도 구분된다.
그의 물방울은 얼핏 보면 분명히 물로 이루어진 하나의 작은 방울임에 틀림없다. 물을 뿌려 놓은 듯싶기도 하고, 혹은 이슬이 뭉쳐 그리 된 듯싶기도 한, 생생한 사실성으로 묘사되어 있으니 우선 물방울임을 의심할 수 없다. 더구나 빛을 받아 반짝이는 영롱함이라든가, 살짝 건드리면 곧 터지고 말 것 같은 싱싱한 탄력감은 우리로 하여금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와 같은 생명의 번득임으로 가득한 물방울을 어찌 부정할 수 있으랴.
우리는 그의 물방울들을 마주하면서 실제 하는 물방울과 너무도 똑같다는 사실에 그만 감탄하고 만다. 그리고 거기에 깊게 매료된다. 그것은 사실화 교육에 기초한 그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아직도 사실화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자각하게 하는, 이 당연한 반응은 결국 자기기탄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파악할 수 없게끔 만드는 우리들의 얄팍한 체험과 지식은 때로 사물의 진실을 가로막는 안개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대체로 어떤 사물에 대한 자신의 첫 인상이나 판단을 정당화 시키려는 이기심을 앞세울 경우가 있는데, 물방울 그림 앞에 선 우리들 자신이 이러한 비타협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음을 우리는 까맣게 모른다. 물방울 그림의 진실에 접근하려기보다는 사실적인 물방울을 보았다는 흥분에만 집착하고 있음이 그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감성을 억제하는 대신 좀 더 이지적인 눈으로 물방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김창렬 ( 金昌烈 )
‌1929년 12월 24일생 (평안남도 맹산) - 2021. 1. 5.

■학력
‌미국 뉴욕아메리칸미술학교 판화
1950 ~ ‌서울대학교 중퇴

‌■주요경력
1961.00 ~ 1965‌ 서울여자고등학교 교사
‌1996.00 ~ ‌프랑스 퐁피두센터 작품소장(회귀.1989)
1996.09 ~ ‌일본 물의나라미술관 개관기념전 초대작가
■수상
‌‌‌2017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
2017  제62회 대한민국예술원상 미술부문
2012  은관문화훈장

■전시
개인전
2005 ~ ‌김창열전, 박영덕화랑/김창렬 화전(畵展), 중국국가박물관
2004 ~‌김창열 물방울그림전, 현대갤러리/김창열회고전, 파리 쮸드뽐므국립갤러리
2000 ~ ‌김창열 개인전, 갤러리현대/개인전, 박영덕화랑
1999 ~ 개인전, 파리 엔리꼬 나바라화랑/개인전, L.A 앤드루샤이어화랑/ 개인전, 부산 공간화랑
1998 ~ ‌개인전, 동경 동경화랑/개인전, 동경 MMG화랑
1997 ~ ‌개인전, 박영덕화랑, 현대갤러리, 드라기냥미술관
1996 ~ ‌개인전, 엔리꼬, 파리 엔리꼬나바라화랑/개인전, 파리
1995 ~ ‌개인전, 부산 공간화랑
1994 ~ ‌개인전, 경주 선재현대미술관
1993 ~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개인전, 진화랑/개인전, 파리 엔리꼬나바라화랑/개인전, 파리 엔리꼬나바라화랑/개인전, 동경
1991 ~ ‌개인전, 현대화랑/개인전, 뉴욕 스템플리갤러리/개인전, 부산 공간갤러리/개인전, 뉴욕 시그마화랑/개인전, 대구 인공갤러리/
1989 ~‌개인전, 오사카 카사하라화랑/개인전, 히로시마 스즈카와갤러리/개인전, L.A 앤드류샤이어갤러
1988 ~ ‌초대개인전, 부산 공간화랑/개인전, 세이부미술관, 동경 동경화랑/개인전, 동경 컨템포러리아트갤러리/개인전, 현대미술관
1987 ~ ‌개인전, 현대화랑/개인전, 뉴욕 스템플리갤러리/개인전, 뉴욕 무스갤러리/개인전, 토론토/개인전, 밀라노
1986 ~ ‌개인전, 현대화랑
1985 ~ ‌개인전, 뉴욕 스템플리갤러리
1984 ~ ‌개인전, 스위스
1983 ~ ‌개인전, 현대화랑/개인전, 뉴욕 스템플리갤러리/개인전, 동경 동경화랑/개인전, 나고야/개인전, 오사카/개인전, 베란느망재단
1981 ~ ‌개인전, 토론토 무스갤러리/개인전, 뉴욕 스탬플리갤러리
1979 ~ ‌개인전, 뉴욕 스탬플리갤러리/개인전, 현대화랑/ 개인전, 토론토 무스갤러리
1978 ~‌개인전, L.A 안쿠럼갤러리/개인전, 밀라노 나비글리오갤러리/개인전, 뉴욕 스탬플리갤러리
1977 ~ ‌개인전, 앤트와프갤러리
1976 ~ ‌개인전, 동경 동경화랑/개인전, 명동화랑/개인전, 브뤼셀 가레프르갤러리/개인전, 현대화랑/개인전, 동경 카네코아트갤러리
1975 ~‌개인전, 로마 스프릭 INKO 아트갤러리/개인전, 아비에쌩-미셀드프라골레/개인전, 함부르크 쿤스트하우스/개인전, 베를린 노벰버갤러리/개인전, 이태리
1974 ~‌개인전, 뮌헨 야싸갤러리/개인전, 뒤셀도르프 스프릭갤러리/개인전, 보흠 스프릭갤러리
1973 ~ ‌개인전, 파리 그놀엥테르나쇼날/개인전, 아비뇽 도뜨갤러리
1963 ~ ‌개인전, 신문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