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학  Kim, Chong-Hac

 

설악산풍경, 45.5×53㎝ oil on canvas, 2009 
김종학의 미술세계

- 미술평론가 오광수

김종학은 이십 년 넘게 설악산에서 살고 있다. 
이십 년간 설악산에서 살아온 김종학의 화면에는 설악의 풍경이 이십 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설악에 사니까 설악의 풍경을 다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그를 두고 ‘설악의 화가’라는 애칭을 부여하기도 한다. 
산을 주로 그린다 해서 ‘산의 화가’니, 바다를 많이 그린다고 해서 ‘바다의 화가’니 하는 애칭이 있다. 
그런데 김종학을 두고 설악의 화가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앞의 경우와는 다르다. 
어느 특정한 대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과는 분명히 차원을 달리한다. 
그는 대상으로서 설악의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설악을 통해 자기 속에서 내재화된 설악의 모습을 그리기 때문이다. 설악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설악에 사는 한 예술가의 내면풍경이랄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화면에는 일정한 거리로서의 원근이 없다. 
가까이 있는 것이나 멀리 있는 것이나, 앞에 있는 것이나 뒤에 있는 것이나 일정 간격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 않다. 
가까이 있는 것이나 멀리 있는 것이 평면이라는 단면 속에 나란히 놓인다. 
앞에 있는 것이나 뒤에 있는 것이 간격의 질서를 넘어 서로 뒤얽혀 놓인다. 
모든 설악의 대상은 똑 같은 위치에서 작가와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표현하지 않고 표현 속에 자적(自適)하는 그의 화면은 그런 만큼 질료의 생생함과 행위의 자재(自在)로움이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유화 안료의 진득 진득한 맛이, 때로는 미끌미끌하게 이어지는 터치와 때로는 텁텁하게 짓이기는 터치를 통해 선명하게 구현된다. 
회화가 실종되었다고 아우성치는 시대에 그의 작품은 아직도 회화가 어딘가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알리바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 앞에서 안도의 숨을 쉬는 것도 아직도 회화가 살아 있구나 하는 반가운 해후에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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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1937년, 평안북도 신의주 
 1962 서울대 회화과 학사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1968 동경미술대학 서양화 판화과 연수 
 1977 프랫 대학원 그래픽 센터 연수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 역임

수상 
 2001 제2회 이인성 미술상 
 1966 제5회 동경국제판화비엔날레 장려상 
 
전시 
2020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 Ⅲ 김종학, 부산, 대한민국 
          Portraits by Kim Chong Hak, 조현화랑, 부산, 대한민국 
2019 김종학 회고전, 페로탕갤러리, 파리, 프랑스 
2018 토미오 코야마 갤러리, 도쿄, 일본 
2016 생동, 조현화랑, 부산, 대한민국 
2015 설경전, 조현화랑, 부산, 대한민국 
2013 진정(眞情)-김종학 희수, 갤러리 현대, 서울, 대한민국 
2012 김종학의 다정, 갤러리현대, 서울, 대한민국 
2011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대한민국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리움 삼성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