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과 해바라기 73x53cm Oil on canvas
태양과 해바라기가 가득한 관념의 세계
오세권 (미술평론가)
김양숙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주제는 ‘태양’과 ‘해바라기’이다. 주제가 그래서인지 작품에는 온통 붉은색과 노랑색이 가득차 있다.
거기에다 붓자국이나 나이프 자국의 흔적조차 굵고 거칠다. 그리므로 색의 감정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세계로 이해된다.
작품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김양숙은 사실적인 기법으로 객관성 있게 사물을 묘사해 내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해석으로 사물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에서는 표현되는 대상이 때로는 강렬하게 나타난다.
색채에 있어서도 강렬하게 나타나지만 사물의 형태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그러기에 색채를 사용해도 사물에서 나타나는 객관적인 색을 사용하기보다는 자신의 좋아하는 색채를 사용한다.
주관성이 강하다보니 자연히 작품 전개하는 발상도 자유롭다. 태양 빛에 의해 이글거리며 타고 있는 해바라기가 있는가 하면, 홀로 고독하게 나타나 있는 해바라기도 있다. 산의 색채도 붉은색, 파란색, 녹색 등 자유롭게 채색되어 있다. 마치 이국적인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강렬함이 나타나 있으며, 객관성을 초월한 느낌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작품은 주관성이 강하여 다분히 관념적이다. 그 관념에는 열정이 보여진다. 억지로 꾸미려고 하는 관념이 아니라 자유로운 관념의 세계로 나타난다. 이러한 관념은 현실을 넘어 때로는 초현실 속을 넘나드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작품의 경향을 볼 때는 오히려 초현실주의보다는 낭만주의적 요소가 많아 보인다. 예를 들면 강렬한 색상, 미지의 세계인 이국성의 표현, 새와 동물들의 과장적 표현과 상징성, 이글거리는 태양 빛, 산의 과장적 색채 등에서 연출되는 구성들은 낭만주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요소들과 유사한 표현들이다.
한편 김양숙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태양과 해바라기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해바라기는 작가 자신을 상징하고 태양은 빛을 좇는 자기 성찰을 상징한다. 그러한 해바라기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자서 태양을 향해 도도하게 서있는가 하면 수없이 많은 무리들과 떼지어 서 있기도 한다. 때로는 오만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자기를 돌이켜보고 성찰 할 수 있는 겸허함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바라기는 김양숙 자신의 자화상적인 요소와도 연관된다. 곧 작품에서 나타나는 주된 소재인 해바라기와 태양 그리고 새들에서 자신을 의인화 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또는 태양에 고개 숙이고 수줍어하는 해바라기, 자신의 운명을 읽기라도 하는 듯 꽃잎을 날리우고 있는 해바라기들은 자신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다양한 해바라기와 태양과의 관계성을 볼 수 있다. 그러한 가운데 해바라기는 언제나 자연과의 관계성 속에서 연출되고 있음을 볼 수도 있다.
이제 그는 태양과 해바라기 그리고 자연의 관계를 생명의 빛으로 나타내려 하고 있다. 여기에 그의 활달한 붓놀림을 더하고 있는데 그 특유의 운필이라고 할 수 있는 활달한 운필을 통하여 이미지들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주관성을 더해 가는 것이다.
근자의 작품에서는 ‘사랑’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 보여진다. 작품 ‘동행’ ‘사랑의 테마’ ‘정념’... 등에서 그러한 경향이 보여지는데,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나타나 사랑의 의미하는가 하면, 동물의 암수 나타내어 상징적으로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사랑’의 표현에는 낭만주의 보다 초현실성이 바탕에 깔려있다. 가령 해바라기와 연꽃 그리고 각종 꽃이 핀 환상적인 동산에 남과 여가 설정되고 동물과 나비들이 붉은 하늘을 배경 삼아 설정되어 있음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김양숙의 작품에는 꿈과 서정 그리고 열정과 낭만이 가득차 있는데 그 바탕에는 커다란 에너지가 담겨져 있는 듯 한다.